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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그림검사  '얼굴자극평가법(FSA)' 이란? 

얼굴자극평가법은 미국인 DonnaBetts가 표준얼굴상을 활용하여 2001년에 창안한 그림검사법이다. 검사의 원제목은 Face Stimulus Assessment이며 줄여서 FSA라고 부른다. DonnaBetts는 미국의 대도시 지역의 아동을 대상으로 수년가 미술치료를 했다. 미국 대도시에는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다양한 사회 계층이 섞여 있으며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림과 같은 비언어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편 장애가 심한 발달장애(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 청소년들이 사람 그리기 같은 기본적인 지시를 잘 따르지 못하고, 시각적인 자극물로 동기 부여를 하지 않으면, 그리기에 흥미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그림을 그리는 용지 자체에 자극그림을 미리 그려서 제공했다.

 

자폐성장애학생과 어머니의 얼굴자극그림검사

 

1. 검사 재료

 FSA는 세 장의 자극그림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A4용지 크기이며, 그림의 주제는 각각 다르다. 첫 번째 그림에는 기본 얼굴형태가 주어진다. 머리카락은 생략되어 있고, 눈썹, 눈, 코, 귀, 입이 그려져 있어 사람의 얼굴 그림임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두 번째 그림에는 첫 번째 그림에서 눈, 코, 귀, 입 등을 생략하고 얼굴 외곽선만 그려져 있다. 세 번째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빈 용지이다. DonnaBetts의 FSA연구에 사용된 채색도구는 기본색상 8색과 다문화적인 칼라 8색의 크레욜라 색마커이다. 색마커는 우리나라의 크레파스처럼 미국에서 흔히 쓰는 채색도구이다.

 

2. FSA의 장점

그림검사 도구로서 FSA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남녀 성별이 분명하지 않고, 특정인종을 대표하지 않는 형태의 표준얼굴상을 사용하므로 일관된 내용을 평가할 수 있다얼굴자극그림에 대해 피검자가 특별한 거부감을 갖지 않으며다양한 연령층에 적용할 수 있다. 자극그림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으며, 피검자의 작업 부담을 줄여준다그림작업과정을 직접 참관하지 않아도 그림의 대략적인 내용을 평가할 수 있다.  언어적비언어적 집단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다.

 

3. FSA 자극판 구입

FSA의 그림 자극은 저작권이 있는 것으로 원본 그림을 이곳에 올리지는 못한다. 미술치료나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기 원할 경우 FSA 자극판을 구입할 수 있다. 

- 구입처: http://www.art-therapy.us/FSA.htm 

- 저작권자 이메일: DonnaBettsATRBC@aol.com

 

II. 실시 방법

DonnaBetts는 FSA로 그림을 그린 사람의 문제해결력, 기억력, 시각적인 인지능력, 조직화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고, 전반적인 발달단계와 자기 개념을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창의력도 평가할 수도 있다.  한편 필자는 인물화지능검사의 평가기준에 착안하여 얼굴 그림을 통한 인지 수준을 평가해 보고자 하였다. 일반초등학생 921명과 장애학생 536명의 FSA자료를 토대로 "얼굴자극그림검사(FSA)의 평가기준 개발 및 타당화 연구”라는 박사논문을 통해 인지 수준, 즉 사회적 성숙의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매우 간편한 평가기준을 마련하였다(2010년). DonnaBetts의 FSA를 원본 그대로 사용하였고, 검사의 지시방법도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그러나 채색도구는 어릴 적부터 사용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12색 크레파스를 사용하였다.  크레파스에는 "색을 칠하라"는 암묵적인 지시가 내포되어 있어 면을 채우는 작업에 적합하였으나, 연구 외의 장면에서는 손에 묻는 것을 꺼리는 학생들에게는 손에 묻지 않는 크레용이나 색연필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필자가 개발한 FSA 평가기준은 장애아동의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보조적 진단도구로서의 가치가 타당화 검증을 통해 확인되었다. FSA는 지능검사 도구가 아니지만, 특별한 평가기준을 사용하지 않고 그림 자체만으로도 피검자의 인지능력 수준을 한눈에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특별히 발달장애인의 인지 수준을 파악하는데 탁월하다. FSA는 개인용으로도 쓸 수 있고, 집단용으로도 쓸 수 있다. 시간제한은 세장을 다 해서 약 5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최대 60분까지 작업할 수 있지만, 한 장의 그림작업에 지나치게 오래 시간을 사용하면 시간을 배분할 수 있도록 남은 시간을 알려준다. 

FSA 실시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첫번째 과제: “이 종이와 크레파스를 사용하세요."(완성 후에는 첫번째 그림을 눈앞에서 치우고, 두번째 그림 종이를 제시한다.
  • 두번째 과제: “이 종이와 크레파스를 사용하세요."(완성 후에는 두번째 그림을 눈앞에서 치우고, 세번째 그림 종이를 제시한다.
  • 세번째 과제: “이 종이와 크레파스를 사용하세요."(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빈 종이에 자유화를 그린다. 모든 과제가 끝나면 각 종이의 뒷면에 이름과 날짜, 제목 등을 적는다.)

 

III. 활용 사례 

FSA는 발달장애인의 인지기능을 검사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첫 상담 장면의 어색한 상황에서 활용하면 라포 형성에 매우 유용하다. 내담자가 침묵 가운데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하는 심리적 시간적 배려가  되기도 한다.  FSA는 그림을 그린 사람의 심리적인 면(불안, 우울, 공격성)까지 표현되기도 하여,  자신이 그린 그림을 스스로 분석해 보도록 유도하면 짧은 시간에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FSA는 모든 미술치료사가 그림그리기 기법 혹은 그림진단검사로 사용할 수 있고, 특수교육 현장에서도 발달장애학생의 인지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고, 그림그리기 지도에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위에 제시된 그림은 중학교 2학년 자폐성장애 남학생 C군과 어머니가 그린 FSA 사례이다.

1. C군의 FSA

심한 자폐성장애인의 경우 대부분 FSA에 제시된 얼굴그림을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윤곽을 뭉개버리듯이 반복하여 색을 덧칠하거나, 무의미한 선을 긋기도 한다. C군의 그림을 보면 첫 번째 과제에서 사람으로 인식을 한 듯 보이고, 두 번째 과제에서도 윤곽을 사람의 얼굴로 인지한 듯하나 뚜렷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C군은  일상생활의 아주 기본적인 언어 수용력은 있으나 언어적인 의사소통은 전혀 하지 못한다. 그러나 상대가 느끼는 감정을 눈을 통해 읽어내는 것 같다. 어머니가 미술치료 장면에서 눈물을 보이자, C군이 두 손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잡고 한동안 눈을 바라보더니 안심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작업으로 돌아갔다.

 

2. 어머니의 FSA

C군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그림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하자, "현재의 나, 미스시절의 나, 어릴 적 내 모습 으를 예쁘게 그렸는데, 조금 무서워 보이고 왠지 슬퍼 보인다."라고 했다. "평소 자신의 모습과 닮은 것 같으냐?"는 물음에 어머니는 "그런 것 같다."라고 대답하면서 왈칵 눈물을 쏟았다. 어머니는 매일 똑같은 루틴으로 C군과 함께 10여분을 걸어서 학교에 가서 C군을 교실로 들여보내고, 오후에 다시 정해진 시각에 함께 걸어서 귀가를 한다. 날씨나 갑작스레 생긴 일정 등으로 등 부득이한 상황으로  정해진 루틴을 조금만 벗어나면 C군은 순식간에 돌변하여 어머니를 공격하기도 한다. 중증 자폐성장애 자녀와 함께 걸어서 매일 학교를 오가며 접하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사람들이 함부로 내뱉는 말의 가시에 어머니의 마음은 온통 멍들고 상처 투성이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눈에 잔뜩 힘을 주어  부릅뜨고 다닌다고 했다. 평소 어머니의 차림새처럼 그림 속 어머니 역시도 굵은 금목걸이에 귀걸이를 멋지게 착용하고 있다. 어머니는 놀란 토끼처럼 다소 충혈된 듯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잔뜩 주변을 경계하며 입을 앙다문 채 목청껏 소리치고 있다. 소리 없는 아우성!!!!

"제발 나를, 우리를 무시하지 말아요.

내 아이와 함께 살아가야 할 이 세상이 나는 너무너무 무섭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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